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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학교 주변 범죄 팬데믹 이후 2배 급증

학교 안팎으로 벌어지는 강력 범죄와 약물 사건으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LA통합교육구(LAUSD)와 LA경찰국(LAPD)에 강력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LA고교 앞에서 두 명의 학생이 총과 흉기로 무장한 10여 명의 청년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등굣길에다 다수가 15~16세 학생들을 공격한 것이어서 학교 치안에 ‘빨간불’이 되는 셈이다.     다행히 두 피해 학생은 안정을 찾았고 범행 청년 두 명이 검거된 상태다.     캐런 배스 시장은 “학교에 가는 학생이 끔찍한 폭행을 당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하고 “학생, 교직원을 지키기 위해 LAUSD 교육감과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학교 인근의 사건 사고는 2021년 이후 상승일로에 있다. 2017년 이후 감소세를 보여 팬데믹 기간에 연간 총 1100여 건을 보인 LA 학교 캠퍼스 인근 사건 사고들은 2022년에 2000여 건으로 대폭 상승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 22일까지 약 7개월 동안 총 1557건의 사건·사고가 학교 인근에서 발행했으며, 이 중 44%가 고등학교였다.   280여 건이 폭행 사건이었는데 이 중 85건이 흉기를 이용한 중폭행 사건으로 기록됐다. 나머지 사건 중 절도는 212건, 반달리즘이 162건으로 기록됐다. 펜타닐 중독으로 인한 검거나 실신 사건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보건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선밸리 지역(63건)이 가장 많았으며 리시다(62건), 보일 하이츠(53건), 우들랜드 힐스(52건), 사우스 파크(50)가 뒤를 이었다. 해당 기간 요일별로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가장 적은 숫자를 보였으며 월요일(216건)부터 금요일(369건) 순으로 범죄 건수가 증가했다.     한편 현재 교육구 안에는 1000여 개가 넘는 캠퍼스에 학생 42만여 명과 7만4000여 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학생 교직원 중학교 초등학교 학교 인근

2023-05-08

[열린 광장] “그래, 억울이한다니까”

아이들 교육 때문에 떨어져 사는 부부가 있었다. 아내는 아이 셋을 데리고 미국에 살고, 남편은 생활비 대느라 한국에 오가며 지냈다. 아내 혼자서 세 아이 키우는 것도 버거운 이 집에 늦둥이까지 생겼다. 중학교, 초등학교, 유치원에 다니는 세 아이에 갓난아기까지 돌봐야 하는 엄마의 삶은 나날이 지쳐갔다. 가사와 육아 부담에 치인 엄마의 스트레스는 중학교에 다니는 큰딸을 향한 꾸지람으로 이따금 드러났다. 딸은 딸대로 사춘기를 지날 때였다. 예민할 대로 예민해진 딸과 날카로울 대로 날카로워진 엄마의 한판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동생들은 숨을 죽여야 했다.     그날도 큰딸이 받아온 성적표를 빌미로 전쟁이 시작됐다. ‘내가 미국 와서 고생하는 것도 다 너 때문인 것 너도 잘 알지, 그런데 성적이 왜 이 모양이냐?’로 시작된 엄마의 꾸중은 방은 왜 안 치우냐, 자기가 먹은 밥그릇은 자기가 좀 갖다 놓으면 안 되냐며 그동안 쌓였던 일까지 들추며 이어졌다.  얌전히 듣기만 하던 딸이 엄마에게 반기를 들었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엄마는 귀를 의심하며 딸에게 다시 물었다. “억울해?” “그래, 억울이한다니까.” 서툰 한국말이지만, 딸은 분명 억울하다고 했다. 딸의 대답에 엄마의 분노가 폭발했다. “억울하긴 누가 억울해? 네가 억울해? 내가 억울하지”     서러움에 북받친 엄마는 자신의 억울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한국에 있었으면 친구들처럼 편하게 살 수 있는데 미국 와서 고생하는 게 억울했다. 아이들 학교 데려다주려면 갓난아기까지 차에 태우고 나가야 하는 자신의 신세가 억울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뱅글뱅글 돌며 살아야 하는 자기 처지야말로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엄마는 그렇게 한참 동안 눈물 콧물 흘리며 억울한 이야기를 쏟아붓고 나자 딸의 억울한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생겼다. 엄마가 딸에게 물었다. “그래 너도 억울하다니까 뭐가 그리 억울한지 이야기나 한번 들어보자. 그래 너는 뭐가 그렇게 억울한데.”     “엄마 말에 다 억울이한다니까.” 기어드는 작은 소리로 흐느끼며 내뱉은 딸의 말이 수상스러웠다. 잘 들어보니 딸이 한 말은 ‘억울하다니까’가 아니라 ‘억울이한다니까’였다. ‘억울이한다고?’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깨달음이 왔다. 한국말이 서툴렀던 딸은 엄마가 자신을 혼내는 모든 내용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영어 단어 ‘어그리(Agree)’와 한국말 ‘한다’를 합친 ‘어그리한다’는 말을 악센트를 넣어서 ‘억울이한다니까’라고 답했는데 엄마는 그 말을 ‘억울하다니까’로 들었던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자기 삶을 헌신하는 그 엄마만, 말이 통하지 않아서 괜한 꾸중을 들어야 했던 그 딸만 억울하지 않다. 이민자로 낯선 나라에 살면서 우리가 당해야 하는 억울한 일도 참 많다. 세상이 억울한 일로 둘러싸인 이유는 나는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옹색한 마음 때문은 아닐까?     김수영 시인은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라고 물으면서 그 이유를 모래와 먼지처럼 옹졸한 자신 때문이라고 답한다. 내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세상은 온통 억울한 것 투성이가 된다. 가슴을 활짝 열고, 마음을 넓게 펴보자 억울함이 조금은 사그라들 것이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열린 광장 억울한지 이야기 중학교 초등학교 다람쥐 쳇바퀴

20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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